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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적금,예금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를 보면서 느낀 저축은행의 미래

by 폭주자전차 2011. 9. 20.
9월 18일에 7개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되었습니다.
가지급에 대처하는 자세와 그에 대한 이자 지급 등의 설명은
http://pokju.tistory.com/65
의 글에서 다루어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지인들과 블로그의 글에서 저축은행에 돈을 넣는 것에 대해서 강력추천을 해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에 대한 후회를 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5천만원 예금자보호의 위력으로 원금에 전혀 손상이 가지 않는 가장 좋은 투자처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직도 저축은행의 저축예금만큼 무위험 고수익 투자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무위험은 무위험이지만, 저축은행의 미래가 불투명한 입장에서 투자자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축은행의 미래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축은행은 금년에 벌써 14개가 영업정지가 되었고,
예금자보호로 5천만원이 보장된다고 언론에서 그렇게 광고를 해도 사람들은 다들 우루루 몰려가서 해지를 하고 뱅크런이 나네 마네 말이 매번 나오고 그러죠.
이젠 모든 사람들이 저축은행을 믿을 수 없고,
이대로 가면 사실상 저축은행은 해체되는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깁니다.

상반기만 해도 일부 저축은행이 영업정지가 되면, 그 돈들이 다른 우량 저축은행으로 흘러갔지만,
이번 저축은행 전수조사에서 우량하다던 저축은행이 한번에 훅가는 모습을 봤으니
누가 돈을 찾아서 저축은행에 돈을 넣을 수 있을까요.
그 은행도 또 몇개월 후에 영업정지가 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매번 영업정지는 더이상 없다는 정부의 말이 며칠도 못 가서 바뀌는 세상인걸요.

다만, 저축은행은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중요한 위치에 있고,
만약에 저축은행이 사라진다면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서민들이 대부업체로 가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므로 분명 저축은행은 필요한 것이지요.

은행이라는 것은 국민, 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은행을 보호하고 육성합니다.
정부는 은행이 힘들어지면 공적자금을 투여하고, 아무에게나 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지 않으며,
틈틈히 감사를 하여 은행이 잘못하는 것은 없는가 항상 관찰하고 감사를 합니다.
정부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은행은 땅짚고 헤엄치기 수준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국민은 은행이 정부의 보호를 받고 감사를 받기 때문에 믿고 돈을 넣고, 빌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정부-은행-국민이 서로 신뢰할 때 유지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신뢰가 부정부패로 인해 깨지기 시작합니다.
이전 정부에서도 수많은 부패가 있었지만,
지금의 금융감독원 독주체제와 재정부 출신의 모피아(재무부 출신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재정경제부(MOFE, 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들의 퇴직 이후 감사 자리 보장을 위한 뒤봐주기,
그리고 후진국 수준에 이른 이번 정부의 부정부패에 그에 대한 방관 등에 의해 저축은행은 비리의 온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항간에 부산저축은행, 삼화저축은행 등의 비리가 제대로 파헤쳐지지 않고 있는 이유가
현직 정치인들과의 커넥션이 너무 많아서 조사를 계속 방해한다는 이야기도 떠돌고 있지요.
거기다 인터넷 상에서는 그런 말들도 돌아다닙니다.
"전신이 사채업자들인데 제대로 된 영업을 하겠느냐, 불법을 저지르는게 당연하지 않겠느냐"

거기다 저축은행은 전신이 사채업자를 양성화하기 위하여 상호신용금고로 바깥으로 나오게 만들었는데,
그후 상호저축은행으로 변환하였고, 나중에는 상호라는 명칭까지 떼주고 저축은행이라는 명칭으로 바뀌게 됩니다.
명칭까지도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은행이라는 명칭까지 부여해주면서 승격을 시켜줬지만,
퇴직 이후 노후를 보장받기 위한 금융감독원 감사들은 돈을 받고 비리를 눈감아 줍니다.

이러다보니 우량하다던 저축은행도 속을 까보니 정상이 아닌 상태였고,
수많은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를 당하고 언론에서 계속 보도를 하고 눈물바다가 되는 사연들이 나오면서
국민들은 이제 저축은행에 돈을 예금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축은행을 강력추천하던 저마저도 주변사람에게 저축은행에 돈을 넣으라고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고,
저 역시 지금도 저축은행에 돈을 넣겠지만 가지급금이 나오는 2천만원 수준에서나 가능하겠네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계속 올려 영업이익은 급감할 것이고,
이 전에도 수익모델이 없어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동산 대출)에 올인했던 저축은행들의 영업 방향은 이제 갈 곳이 없음이 드러나고 있고,
국민들은 예금금리가 높아도 무서워서 저축은행에 돈을 넣지 않게 되면,
극단적인 가정을 하자면 자연스레 저축은행은 모두 파산하거나 1금융권에 합병되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에서 논했듯이 저축은행은 서민들의 대출처로 꼭 필요한 곳입니다.
1금융권은 돈이 필요한 서민들을 외면하고 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중산층에게 돈을 빌려주려고 난리입니다.
대부업체는 돈을 못 빌리는 서민들을 꼬셔서 오늘도 신용불량자를 양산하여 1금융권으로 못 돌아가게 하려고 난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한다면 저축은행은 사라져버리고

 

1금융권으로 갈 수 있는 사람과 대부업체로 갈 수 밖에 없는 사람으로 나눠져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 같습니다.
정부는 이번 문제를 단순히 옥석가리기 선에서 끝내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저축은행을 살릴 수 있는 곳은 살리고 수익모델을 열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상태로 가면 저축은행들은 사실상 대부분 영업정지나 무리한 수익모델을 손대다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정부에서는 그게 과연 가능할까 의구심이 듭니다.
특히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추가 영업정지는 없다"고 하고 며칠 후에 터지는 신규 영업정지
"믿을 수 있다, 나를 보라. 예금을 넣으러 간다." 며 가지급금 한도에 해당하는 2천만원 입금 쇼 등을 보면
과연 국민들이 저런 사람이 수장으로 있는 금융위원회와 정부의 행동을 얼마나 믿겠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저축은행은 국민들에게 분명 필요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저나 수많은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꼭 살아나길 바랄뿐입니다.
다만,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그런 존재로 거듭나고, 믿고 돈을 맡기고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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