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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기타

EU체제는 붕괴될 수 밖에 없다.

by 폭주자전차 2015. 6. 19.

저는 경제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여기저기 주워들은 글을 종합해서 제 맘대로 해석한거라 100% 맞지는 않겠지만,

이런 시각도 있구나.. 정도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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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EU체제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EU체제에서 그리스 같은 나라들의 탈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없다고 봅니다.
EU체제 자체가 독일 같은 제조업 강국과 그리스 같은 비제조업 국가와 같은 환율로 묶어놔서,
강국이 약소국에게 삥을 뜯는 구조라 그리스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는 문제고,
그저 EU체제의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볼 수 밖에 없거든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적인 통일(현재의 유로화)과 더불어 정치적인 통일이 되지 않는 한
계속 문제가 제기되고, 이를 풀 수가 없어서 논란의 연속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봐요.

사실 한 나라에 외환위기가 온다던지, 체력이 약해져서 국력이 약해지면 자연스럽게 환율이 올라가요.
(대표적인 예 : 러시아, 브라질 등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나라 신용도가 떨어지고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환율이 올라감)
그 고환율을 이용해서 수출을 늘리고, 다시 나라의 힘이 강해지면서 환율이 내려가지요.
그게 세상의 섭리이자, 국제 외환시장의 자연스러운 공급/수요의 원칙인데,
EU체제는 이걸 깨버리고, 국력이 강하고 약한 나라들을 하나의 화폐(유로)로 묶어버렸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한 나라가 힘들어졌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환율 정책이 사실상 없어져버렸다는 거에요.
EU 가입 조건 중에 하나가 자국의 화폐를 폐기하는 것, 즉 환율 정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남는 건 재정정책 같은 거 밖에 없는데,(정부에서 돈을 더 풀고 줄이고 하는거)
이건 한계가 있거든요. 돈 빚내서 계속 쓰다 망하는 길 밖에...(지금 그리스 꼴)
그래서 그리스 같은 나라는 탈퇴해서 힘들더라도 그리스 화폐를 복원해서 환율정책을 쓰고 싶어하는데,
독일, 프랑스 같은 강국이 EU체제 탈퇴 도미노가 두려워서 계속 붙잡는거죠.
한 나라가 탈퇴하면, 다른 약소국들도 우리도 탈퇴하겠다고 선언할 게 뻔하니, EU체제는 바로 박살날 것이고...
그리스가 이뻐서 붙잡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를 시작으로 탈퇴 도미노, 그리고 EU체제의 붕괴를 겁내는 것이죠.

그리스의 탈퇴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그리스가 탈퇴하던지, 독일이 통 크게 돈을 가져다 주던지..
해법은 크게 두 가지 뿐인데, 독일인들이 "왜 우리가 힘들게 모은 돈을 그리스 같이 방만하게 돈을 쓴 국가에게 줘?"라고 하기 때문에 결국 그리스의 탈퇴 밖에 답이 없어요.
독일 정치 지도자들도 결국 독일 유권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으니 무턱대고 그리스를 지원할 수도 없구요.
프랑스 같은 나라는 독일이 EU체제에서 재미를 많이 본 것을 아니까 "독일 니네들이 좀 도와줘라."라고 계속 푸시하는 것인데,
프랑스야 유럽의 짱개니까 독일이 "꺼져. 니네들도 재미 보자나" 하는 꼴이고.

그런데 왜 독일이 이득을 보고, 그리스 같은 나라가 손해를 보는지 이해 안 가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독일같은 제조업 강국 및 고신용국과 그리스 같은 제조업 약하고 신용이 낮은 나라를 같은 화폐로 묶어두니,
독일 같은 강국은 약한 나라와 묶여서 환율이 낮아지는 이점으로 수출이 유리해지는거고,
그리스 같은 나라는 독일 같은 강국의 신용도를 같이 인정해주니까 그 신용도를 이용해 돈잔치 하다 망하는 수순일 수 밖에 없거든요.
환율정책을 못하니 재정정책으로 열심히 저리로 빚내서 망하는 길로...
예를 들면 우리나라와 캄보디아 같은 나라가 같은 화폐, 같은 신용도로 묶여 있는 거에요.
원래 국력이 약하면 돈의 가치도 싸서 수출이 잘 되거든요. 국력이 강하면 돈의 가치가 쎄서 수출이 안 되는 대신 수입하기 좋고, 국가의 신용도도 쎄져서 저리로 국채를 발행하기 좋구요.
그런데 우리나라와 캄보디아가 같은 화폐, 같은 신용도로 묶여 있으니까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만의 화폐일 때보다 환율이 더 높게 인정을 받는 거란 말이에요. 캄보디아의 나라까지 포함을 하니까.
캄보디아는 우리나라 신용도를 이용해서 저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니 우리나라는 고환율을 이용해 신나게 수출하고 외환을 쌓아가는 것이고, 캄보디아는 마땅한 제조업 같은 것도 없는데, 돈은 빌리기 쉽고, 환율정책도 안 되니까 그냥 재정정책이랍시고 국채 마구 발행해서 저리로 돈 마구마구 빌려서 뿌리다 망하는 길 밖에 없는 거죠.

우리나라 경제지나 경제일간지를 보면 그리스 국민들이 게으르고 나태하고 빚 잔치를 해서 나라가 망해도 싸다고, 그리스인들만의 잘못이라고 몰고 가는 경향이 큰데,
저는 그래서 국내 경제지나 경제일간지를 안 봐요. 논조가 정말 거지같고, 대기업, 부자들을 대변하는 논조가 정말 싫거든요.
(광고로 도배되고, 심도있는 기사도 별로 없고)
이 문제는 EU체제 시스템 불합리의 문제이지, 어느 한 국가의 나태함만이 문제는 아니거든요.(그게 일부 인정될 수는 있어도)
이걸 가지고 생산성이 안 오르는데 임금이 엄청 올라서 망했으니 우리나라 최저임금도 올리면 안 된다는 식으로 기사도 많이 나오고..(논조가 정말 역겨움. 돈이 전부 재벌로 들어가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건 말 안 하고)

그리스 국민들이 나태하고 게을러서 망했다고 말하면,
사실상 98년도 우리나라 IMF 체제도 우리 국민들이 나태하고 게을러서 부도난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봐요.
우리나라도 그 당시 3저 호황 때문이었나, 국민 소득도 많이 늘어서 임금이 빠르게 올랐고, 생산성이 못 따라가는 임금 상승으로 나라가 망했다는 식의 기사도 나중에 많이 나왔거든요.(IMF의 원인은 국민들의 과소비였다나 뭐라나)
우리가 나태했었나요? 아니자나요.
정확히 말하면 외환 관리를 실패한 정부(IMF 오기 직전에도 우리나라 경제 문제 없다는 발언을 한 경제부총리)의 문제가 가장 컸고,
태국 쪽 외환을 공격한 헤지펀드의 외환위기 여파가 우리나라로 넘어온 부분도 있구요.
외환 지원을 위해 IMF의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면서 금리를 급격히 올려야 했고,
정부의 저리 특혜를 지원받던 문어발 대기업들.. 부채비율이 막 900% 넘고 그랬는데..

옛날 60~70년대부터 군사정부가 산업 살리겠다고 대기업들에게 저리로 사실상 특혜를 주면서 돈 빌려준 문화가 정착되서(금리가 고금리이던 시절 저리로 빌려주는 거 자체가 돈을 공짜로 준거)
기업하면 부채비율 900% 정도는 가지고 간다는 식의 문화(빚 = 특혜이자 자산)에서 고금리로 갑자기 올라가니
회사들이 못 버티고 문 닫고, 실업자들 막 쏟아져 나왔자나요... 내수 붕괴되고..
그래서 국민들이 금 모아 외환 벌어오고, 환율 2배로 뛰어서 수입물가 잔뜩 올라서 국민 전체가 고통 받으면서, 고환율로 수출 늘어 외환 벌어오고.. 그렇게 힘들게 이겨낸거자나요.
(그 당시 금 모아서 판 사람들은 나중에 금값 사정없이 올라서 나라 위해 본인들만 희생한 꼴이 되었지만, 나라에서는 해준게 하나도 없엉.. 그 당시 금 안 내려다 분위기에 휩쓸려 금을 잔뜩 내놨다던 가수 김건모씨 안타깝..)

다시 EU체제와 그리스 문제로 돌아와서
그리스가 디폴트로 가던, 안 가고 계속 EU체제와 싸우던지
그 고통은 그리스 국민들이 당해야 하는거라..
우리 큰 형님, 부모 세대가 당했던 그 고통을 그들도 받을 거 생각하니 안타까워서 글 주절주절 남겨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도 IMF 시대를 힘들게 겪어오신 형님, 누님들 많으실텐데, 그리스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그 외에 PIIGS라고 비난 받는 나라들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어짜피 걔네들도 고통받는 건.. 그 나라 국민들이고, 실업율도 너무 높아서 청년들 다른 나라로 직장 구하러 다닌다는 거 보면
우리나라 청년들이나 그쪽 나라 청년들이나 다 안타깝긴 마찬가지 같아요.
그리스 같은 경우는 연금 하나로 온가족이 먹고 살아야 하는데,(청년들 취업이 안 되서 부모 밑에서 독립도 못하고 먹고 살다보니)
그 연금을 자른다는건 그리스 국민들 다 죽으라는 말이나 다름 없거든요.
그걸 EU채권단은 그리스에게 구조조정안으로 제시를 하고 있으니, 그리스 국민들 사이에서도 차라리 디폴트를 받아들이겠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구요.
그리스 국민들 입장에서도 디폴트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겁니다.
그걸 아는 사람들이 디폴트를 선택하겠다는 것임을 감안하면
채권단의 가혹한 양보안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디폴트를 선택하겠다는 그리스 국민들의 선택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다시 크게 EU체제의 문제로 돌아와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EU체제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에 해법이 없습니다.
해법이라고 해봐야, EU체제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보는 독일 같은 국가가 통 크게 지원금을 내서 계속 약소국들을 돕던지,
아니면 약소국이 EU체제를 탈퇴해서 해당 국가의 화폐를 복원하고 고환율 정책을 써서 외환위기를 탈출하는 수 밖에 없죠.
전자는 1회성으로 도와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계속 이득을 보는 만큼 지원금을 내놔야 하는데, 어느 국가 국민들이 그걸 좋다고 찬성하겠습니까?
특히 독일 국민들이야 옛날 세계대전 이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국민으로서 절약정신이 무척 투철하거든요.
독일 연방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막는게 최대의 목표로 보는 집단이구요.
나라 전체가 방만한 화폐 운영을 극도로 혐오하고, 절약하고 부지런한 나라 국민들이라,
그리스 같은 국가의 문제를 나태하고 게으른 문제로 볼 수 밖에 없어서, 지원금을 내지 마라고 정치인들에게 요구를 한단 말이죠.
사실상 전자가 위의 이유로 채택이 될 수 없다면, 결국 약소국의 탈퇴로 갈 수 밖에 없고,
한 국가가 탈퇴하는 순간 도미노처럼 탈퇴국이 늘어나게 되겠죠.
(처음이 힘든거지, 누군가 길을 열면 다들 따라가게 되어 있음)
그걸 알기 때문에 EU 강대국들은 어떻게든 그리스를 달래고 겁도 주면서 데리고 가려고 하는데,
사실상 양편 모두 협상 포기를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뉴스 많이 나오네요.
강대국들은 강대국들대로 그리스가 벼랑 끝 전술 펼친다고 포기 상태로 가고 있고, 그리스는 그리스대로 구조조정안 받아들이느니 그냥 디폴트하고 탈퇴해버리겠다고 말하고 있구요.

이전에 한참 그리스와 EU 강대국들과 협상 과정에서,
그리스 같은 상태의 국가는 자국의 화폐나 그런 비슷한 존재를 다시 만들어서 환율정책을 다시 쓸 수 있게 해주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EU체제의 가장 큰 원칙인 단일화폐 원칙을 어기는 부분이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시간벌기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해서 흐지부지 된 거 같구요.
EU체제 안에서 강대국 라인과 약소국 라인, 2원체제로 가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냥 그런 이야기가 있다더라 정도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들도 EU체제의 근본 문제를 알고 있는 것이고,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부분 다 알고 있을 겁니다.
민족성도 다르고, 각기 성격, 행동양식 등 모든 것이 틀린 사람들을 하나의 나라로 통일시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발생되는 EU체제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도 없고...
(강대국의 지원금을 강화해서 약소국을 지원하는 방법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강대국 국민들의 반대해서 불가능하고)

그래서 저는 EU체제가 붕괴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이용하는 체제는 유지될 수가 없는 것이죠.
서로 이득을 봐야 하는데, 어느 한 쪽만 계속 이익을 본다면 그 팀은 유지가 될 수 없는 것이죠.
전세계 경제가 하나로 묶여있는 우리 시대에서 저도 EU체제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이게 잘 해결될 거 같지는 않아 보여요.
유럽의 파국은 곧 전세계의 경제 위기로 다가올텐데, 그로 인해 전세계인들 중 수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질 거 같아(저 역시 그 안에 포함이 되겠죠) 걱정이 많습니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우리 모두 각자 마음을 가다듬고,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할 거 같아요.
저도 말은 이렇게 하면서 준비를 못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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